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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눔

신입 전기 엔지니어가 일 잘하게 되는 방법

by eec237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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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도전적입니다. 누구나 일 잘하고 싶겠죠. 어느 조직에서나 실력 있다고 인정받고 싶고 동료들에게 믿음직하고 발주처는 내 말이면 OK 하고 윗사람에게 신뢰받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입니다. 이런 바램을 생각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읽고 맞는지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입으로 들어가서 일 잘하게 되는 방법

 

신입으로 들어가면 사실 대학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쓸데가 없을 정도로 일 할 줄 모릅니다. 정말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신세죠. 그런데 누구 하나 선배라고 잘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막막하죠.

신입사원 교육을 잘 해주는 회사는 그래도 좀 낫겠죠. 근데 저는 신입 사원 교육 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서 졸다가 나중에 그걸로 엄청 혼이 났습니다. 뭐 물어보기만 하면 가르쳐 줄 때 안 듣고 졸았다고 면박을 받았습니다.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주는 선배가 있으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스스로 헤쳐나갈 힘을 기르기 어렵죠.

누구나 편하게 일하고 싶지만 사실 지금 편하면 나중에 고달파지는 것이 인생이라 뭐가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쓰는 것이 정답도 아니고 사실 정답이란 건 없다고 봐야겠죠. 회사마다 업무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맞춰서 헤쳐나가야 하니까 그게 어렵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팁을 말해볼까 합니다.

1) 입이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어보면 간단한데 내가 다 찾으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립니다. 많이 물어보세요.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 않아도 물어본다고 구박해도 웃으며 물어보세요. 잘 물어보는 사람이 일을 잘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꼭 지켜야 할 자세가 있습니다. 물어봐서 답을 줄 때 이해할 때 까지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사실 선배가 말해줘도 이해 못 하는 게 태반입니다. 경험이 없으니까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를 말하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녹음을 하고 노트에 받아 적고 암튼 물어볼 때 그 자리에서 모르는 게 없도록 해야 합니다. 다 이해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다 기록하고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물어본 내용은 자료를 찾든 인터넷을 검색하든 전기 박사 카페에 물어보든 최대한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하지 않으면 다시 찾아가서 이것저것은 알겠는데 요것은 잘 이해가 안 돼서 왔다고 다시 질문하면 됩니다. 여기서 뭔가를 찾아보고 알아보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은 선배가 볼 때 일 잘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저도 신입사원들 데리고 일을 해봤는데 제가 바쁜데 일일이 어떻게 다 설명하겠습니까? 이러 이러한 것을 선배에게 물어봐라. 이렇게 지시를 합니다. ㅠㅠ 나쁜 상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친절한 상사도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2) 뭐든지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인터넷에 자료를 검색해도 많은 자료가 그 계산이나 추정이 어디에 근거했는지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근거가 없으면 왜 없는지 어디서 유래했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보고 물어봐야 합니다. 선배도 넘어가고 몰라도 나는 알아야 하겠다는 자세로 덤벼야 합니다.

제가 엔지니어링 회사에 처음 가서 일을 배울 때 선배들이 했던 계산서를 다 새로 계산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맞는 것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죠. 내가 어떤 자료를 만들면 근거를 꼭 기록해야 합니다. 업체의 카탈로그에서 나온 건지 국제규격에 있는 건지 국내 규격인지 아니면 소위 ENGINEERING PRACTICE (관례라는 뜻)인지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전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어떤 주장을 하려면 그것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구글을 정말 많이 검색합니다. 정확하고 내가 필요한 자료를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료를 찾고 근거를 확보하면 내 말에 힘이 실리고 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회사에 있는 절차나 사양서를 보고 무슨 근거에 의해서 작성되었는지 꼼꼼히 따져 보세요. 의외로 근거가 취약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거나 변경된 오래된 자료를 근거로 하는 것도 많습니다. 전기가 잘 변하진 않아도 실제 변경되는 것이 많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서 근거 없이 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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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상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세요.

제 경험인데 신입사원 때 과장님이 일을 주시면 저는 그것을 가져다가 옆에 두고는 그전에 제가 하던 일을 계속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과장님이 오셔서 물어봤죠. 내가 준일 다했냐고?? ㅠㅠ 아직 안 했는데요. 그러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과장님이 대학 선배셨는데 저와는 성향이 완전히 반대였죠. 요즘 MBTI가 유행이잖아요. 선배나 상사의 MBTI가 어떤지 한번 체크해 보시고 나와 어떤 점이 다른지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몇 번의 고생 끝에 저는 항상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일을 받을 때마다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를 확인하고 내가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 다음 필요하면 스케줄을 조정해 달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두고 내가 할 수 있는지를 늘 체크해야겠죠. 이런 스케줄 관리는 자기관리의 첫 번째 중요한 것이고 회사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4) 일하는 순서는 선입선출이 아닙니다. 간단한 것부터 긴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합니다.

어떤 후배가 있었는데 매우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였죠.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하고 또 앉으면 잘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배가 하는 일에서 컴플레인이 자주 들어왔습니다. 일이 늦는다는 거죠. 제가 확인해 봤더니 이 친구는 선입선출 그러니까 먼저 온 일이 끝나야 다음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걸리면 다음에 오는 간단한 일들이 계속 밀렸습니다. 제가 그 후배와 면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 마음속에 먼저 온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다음 일로 넘어가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일은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 시스템으로 일이 넘어옵니다. 도면을 작성하든, 검토하든, VENDOR의 자료를 체크하든 컴퓨터로 합니다. 일이 일단 들어오면 그 일이 어떤 성격인지 체크를 하고 간단한 것이면 바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봐야 하면 놔두고 다음 일을 체크하고 그렇게 해서 간단한 것은 바로바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일 잘하고 빠르다고 칭찬을 합니다. 어려운 일은 어려우니까 늦어도 이해를 해줍니다. 이런 복잡한 건은 별도로 기록해서 언제까지 할지를 정해두고 관련 부서에도 언제까지 하겠다고 알려줍니다. 선입선출이 아닌 간단한 것부터 그리고 급한 것부터 처리하는 것이 일의 기본입니다.

5) 성공은 의외로 쉽습니다. 언제나 앞자리에 앉으세요.

회사에서 행사를 하거나 임원들이 와서 보고회 같은 것을 하면 여러분은 어디에 앉습니까? 저는 가급적 중간 자리에 앉습니다. ㅎㅎ 젤 뒤에 앉으면 꼭 앞으로 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중간 자리가 좋습니다. 여러분도 그런가요? 그럼 성공하려는 마음을 접으세요. ㅎㅎ 이건 반드시 필요한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자세면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요즘은 더욱이 사람들이 안 하려고 하고 숨으려 하고 뒤로 빠지려 합니다. 그런 중에 스스로 나서고 앞장서고 앞자리에 앉고 하면 왜 드러나 보이지 않겠습니까? 간단합니다. 회사에 제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 싫어하죠. 그런데 이런 사람이 성공합니다. 눈에 띕니다. 회사는 소문에 움직입니다. 평판에 따라 사람을 선임합니다. 팀장에게 자주 보이세요. 임원들의 눈에 자주 띄도록 하세요. 윗사람이 내가 누군인지 알고 내 이름을 기억하게 하세요.

사실 회사에서 임원으로 성장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아주 뛰어나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더군요. 내가 잘하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임원이 못되었을까요? 알아도 안 해서 그렇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역시 잔소리가 길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너는 왜 안 했냐고 물으시면 ㅎㅎ 저는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근데 신입 사원 때 알았다면 아마도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는 면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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